애플의 ‘디지털 유산 접속자’ 등록하는 방법

1. ‘디지털 유산 접속자’란 무엇인가?

애플은 사용자의 사망 이후에도 소중한 데이터가 가족이나 지정된 사람에게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디지털 유산 접속자(Digital Legacy Contact)’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기능은 iOS 15.2 이후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Apple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며, 사용자가 사망했을 때 지정한 접속자에게 iCloud 계정 내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부여한다.

이전까지 애플의 생태계에서는 사망자의 아이클라우드 계정 접근이 거의 불가능했다. 미국,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유족이 고인의 사진, 메일, 메모, 문서 등을 복구하려다 애플의 보안 정책에 가로막혀 법원 명령 없이 접근이 차단된 사례가 많았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기능이 바로 ‘디지털 유산 접속자’ 시스템이다.

이 기능을 설정해두면, 사망 후 유족이 사망진단서와 접근 키(Access Key)를 함께 제출하면 고인의 iCloud 계정에 저장된 데이터 일부를 열람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디지털 상속에 있어 사전 계획과 법적 효력 모두를 보장하는 구조로, 향후 유산 분쟁이나 자료 상실을 막는 중요한 장치가 될 수 있다.

2. 애플 디지털 유산 접속자 등록 방법: 단계별 실전 가이드

애플에서 ‘디지털 유산 접속자’를 등록하는 절차는 iOS 및 macOS의 최신 버전을 기준으로 매우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는 아이폰(iOS)을 기준으로 한 단계별 등록 방법이다.

1. 설정 앱(App Settings) → Apple ID(본인 이름) 클릭
   •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에서 ‘설정’ 앱을 연 후 상단에 표시된 본인의 Apple ID 프로필을 클릭한다.
2. 비밀번호 및 보안 → 디지털 유산 선택
   • Apple ID 화면에서 ‘비밀번호 및 보안’ 메뉴에 진입한 다음, 아래쪽에 위치한 ‘디지털 유산(Digital Legacy)’ 항목을 클릭한다.
3. 접속자 추가(Add Legacy Contact)
   • '접속자 추가' 버튼을 누르면 연락처 목록이 나타난다. 신뢰할 수 있는 가족 또는 지인을 선택하고, 관계를 지정한다. (예: 형제, 부모, 자녀 등)
4. 접속 키(Access Key) 발급 및 공유
   • 애플은 접속자에게 12자리 알파뉴메릭 형태의 ‘접속 키’를 발급하며, 이 키는 iMessage로 공유하거나 출력(PDF/종이)하여 오프라인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 키는 향후 계정 접근 시 반드시 필요하므로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
5. 접속자 등록 완료
   • 한 명 이상 등록 가능하며, 등록 후에는 언제든지 접속자를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설정 후에는 Apple ID 화면에 접속자 목록이 표시된다.

맥(Mac)에서는 시스템 설정 → Apple ID → 비밀번호 및 보안 → 디지털 유산 메뉴를 통해 동일한 방식으로 접속자를 등록할 수 있다.

3. 접속자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와 그 한계

디지털 유산 접속자로 등록되었다고 해서 사망자의 Apple ID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에 무제한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사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접근 가능한 범위와 제한을 명확히 설정해두었다.

접속자가 접근 가능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 iCloud에 저장된 사진, 동영상, 메모, 캘린더, 메일, 연락처, 파일
• 다운로드 받은 앱 목록과 관련 데이터
• 디바이스 백업 파일

하지만 다음 항목은 접속이 제한되거나 열람 불가하다:

• iCloud 키체인(비밀번호 저장소)
• 라이선스가 적용된 미디어 콘텐츠 (예: 구매한 음악, 영화 등)
• iMessage와 FaceTime의 실시간 대화 내역
• Apple Pay, 헬스 데이터, 위치 기록 등 고보안 정보

즉, 유족이 고인의 사진, 기록, 개인 문서 등의 디지털 자산을 열람하거나 보존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금융 관련 정보나 암호화된 저장소는 접근이 불가능하므로 별도 기록이나 유언장에 의해 분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접속자는 고인의 사망이 확인된 후, 사망진단서와 접속 키를 Apple에 제출하면, 일정 검토 후 해당 계정 데이터 접근 권한이 부여된다. 단, 제출 이후에도 법적 상속자임을 입증할 수 있는 가족관계증명서나 법원 문서가 추가로 요구될 수 있다.

4. 등록 시 유의사항과 디지털 상속 전략

‘디지털 유산 접속자’ 기능은 매우 유용하지만, 등록 과정과 이후 관리에 있어서 반드시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접속 키의 보관은 철저해야 한다. 접속 키 없이 접근 요청을 하면 Apple은 무조건 거부하며, 키를 분실하면 계정 접근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따라서 접속 키는 유언장과 함께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거나, 공증을 통해 관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둘째, 신중한 인물 선택이 필요하다. 유산 접속자는 사망 후 민감한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므로,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을 지정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법적 상속자와 동일 인물을 지정하는 것이 추후 분쟁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셋째, 접속자 설정 사실을 유족에게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 디지털 유산 접속자가 설정되었는지 유족이 모른다면, 사망 이후 해당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이 사장될 수 있다. 따라서 가족과 사전에 상속 계획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유산 접속자 등록은 전통적 유언장과 병행하여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예컨대 유언장에 ‘내 Apple 계정의 접속자는 누구이며, 어떤 데이터를 어떤 목적으로 상속할 것인지’를 명확히 기재하면, 향후 법적 분쟁이나 오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상속하는 디지털 시대의 기본 조건이라 할 수 있다.